밥은 ‘먹는 것’이다. 하지만 ‘밀어 넣는’ 사람들도 많다.

“어느 화창한 봄날이었습니다.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 덩치 작은 강원도 출신의 친구와 함께 나누어 먹던 그 날의 점심식사는 차갑게 식어버린 밥과 딱딱하게 굳어버린 오뎅조림 때문에 먹는다기보다는 차라리 밀어 넣는다고 하는 게 맞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”라며 “공장 마당에 둘이 마주 퍼질러 앉아 목구멍으로 꾸역꾸역 밥을 밀어 넣고 있을 때였습니다. 공장 앞산에서 온 산을 뒤덮은 채 무더기로 붉게 피어난…